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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지에도 공짜는 없다…다시 소환된 '보편 증세' 등록일 2022-12-06

복지에도 공짜는 없다…다시 소환된 '보편 증세'



국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재정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조세·재정 전문가들은 복지 재원 마련책으로 '증세(增稅)'를 택해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소득자만을 타깃으로 한 증세가 아닌, 담세능력이 있는 중산·서민층에게도 일정액의 세금 부담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209조원에 달하는 새 정부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은 핵심과제다. 그런데 현재까지 정부 내에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직접적인 증세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 지출구조조정 등 재정개혁·비과세 감면 정비 등 세입개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처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보편 증세'는 과거 정부에서도 복지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주요 재원 조달 수단으로 거론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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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로 복지분야 의무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편적으로 과세체계를 확립해서 세수기반을 늘리는 쪽으로 조세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인구의 날인 지난 7월 11일 한 어르신이 서울 시내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재정의 역할'이란 주제로 연 국제컨퍼런스에서,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 대표는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으로 '보편적 과세체계 확립'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꺼낸 게 '소득세 중심의 세수기반 확충'이었다.

현재 소득세는 공평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짙다. 소득세율은 고소득자만을 과세타깃으로 손질되어 왔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을 새로 만들고 40%의 최고세율을 적용했고, 2018년 42%·2021년은 45%까지 올렸다. 2016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과표 88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세율 변동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안 대표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에서 평균임금의 5배 이내에서 최고세율을 적용하는데, 한국의 적용 기준은 22.8배(2021년)다. 안 대표는 "소득세의 경우 최고세율이 여러 차례 인상됐지만, 소수의 납세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어서 소득재분배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어 "소득세는 극소수 최고소득자에게만 중과세하는 방식에서 탈피해서 보편적 과세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중간계층부터 세부담을 증대(공제체계 및 세율체계 개편)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소득세와 재정지출(보조금) 제도를 결합해서 재분배 효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에서 벗어난 근로소득 면세자(전체 근로자의 37.2%, 2020년)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직접세(소득세 등) 분야에서 마련한 재원만으로 복지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면, 국민 누구나 부담하는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를 올려야 한단 목소리다. 일본도 사회복지 지출목적으로 소비세율을 올린 바 있다. 다만 안 대표는 "조세저항이 강하므로, 세수 증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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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장기재정전망)
현재 정부는 '확장재정'에 제동을 건 상태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639조원으로, 증가율(총지출)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본예산 평균(8.7%)의 60% 수준에 그친다. 이렇게 긴축재정을 한다지만 쓸 돈은 넘친다. 정부의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재정수입은 연평균 4.6% 늘어나는데, 고령화·저출산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거나 복지에 쓸 의무지출은 증가율은 7.5%로 총지출을 웃돈다. 이 추세라면 2024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처음으로 50%대(50.6%) 진입하며, 2026년에 52.5%까지 치솟는다. 이 때문에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을 손질하는 등 재정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급격한 인구구조변화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규정·관행이 지속될 경우 국가채무비율은 2060년에 144.8%로 급증해 재정여건이 악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재량지출 수준(GDP 대비 14.4~14.7%)이 2026~2030년 동안 코로나19 위기 이전 평균(11.8%)으로 점진적으로 축소되지만, 이러한 전제가 실현되지 않고 2025년 재량지출(14.7%)이 2060년까지 유지됐을 땐 국가채무비율은 230% 수준까지 오른다.

김 연구위원은 "내국세수에 기계적으로 연동돼있는 비합리적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방식의 개혁·재량지출의 추가 통제·세입기반 확충이 함께 추진된다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기준선 144.8%에서 87.6%로 개선이 가능하다"며 "모든 사회구성원의 이해와 적극적 참여가 수반될 때, 재정여력 확충에 필요한 여러 재정혁신 과제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하단 목소리도 있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확대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재정거버넌스 개편을 위한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며 "정부안은 포괄적인 면제 사유나 중립적인 재정기구 미설치 등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으나, 준칙의 법제화 과정에서 이견을 조정해가는 절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런스 코틀리코프 미국 보스턴대 교수는 "재정정책 수립시 단기적 총량 재정지표보다는 중장기적인 세대 부담요인을 감안해야 하며, 이 경우 미국·영국을 비롯해 한국도 미래세대의 재정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대 간 회계 등 중장기 부담요인을 감안한 재정운용이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yubyoup@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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