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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세, 누가 유리하냐·불리하냐' 논쟁에 본질 놓쳤다 등록일 2022-12-02

'감세, 누가 유리하냐·불리하냐' 논쟁에 본질 놓쳤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은 주로 기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감세를 통해 기업의 투자 본능을 살려 경제 활력을 되찾겠다는 게 목표다. 반면,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감세에 의한 경기부양과 고용 창출이라는 '낙수효과'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재벌에 맞춘 감세라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감세 논쟁이 갈수록 왜곡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누가 감세 혜택을 더 보냐" 등 사안의 본질과는 거리 있는 이슈들을 부각하면서 정작 제대로 짚어봐야 할 핵심 문제들은 논쟁의 장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법개정의 내용과 영향을 분석해서, 이 조치들이 조세원칙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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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왼쪽)과 고광효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대화하며 회의를 기다리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한국재정학회가 2일 연 '조세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서 윤지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2년 세법개정안(정부안)'을 두고 "(세제개편에서 언급된)저성장 극복과 민생안정은 모두 중요한 국정과제이겠지만, 이것을 세제로 뒷받침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조세정책 자문기구인 '세제발전심의위원회'의 다양한 분과에서 외부 전문가로서 활동한 바 있다.

기업(또는 기업인)에게 유리한 감세를 예로 들었다. 우선 '부의 세습이냐, 기술 대물림이냐' 논란이 큰 가업상속공제다. 정부안은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는 대상기업 매출액 기준을 현재 4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올리고, 공제한도는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다. 또 사후관리 기간은 7년에서 5년으로 줄이면서, 요건 중 업종유지는 '대분류 내(현 중분류 내)'’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 "급변하는 기업환경을 감안했다"는 게 개편 이유다.

윤 교수는 "기업인들은 그저 '기업활동의 자유' 문제로, 또 다른 사람들은 '과세 형평' 문제로 각각 다루고 있다"며 "이제는 논점에 좀 더 직접적으로 진정한 논점을 두고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을 지배하는 힘을 법적으로 갖고 있는 사람이 사망했을 때 그러한 힘이 세금 부담 없이 그 자녀에게 승계되고 따라서 그 가족 안에 그대로 머무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일반적인 상속세제를 통해 적어도 그러한 승계에는 일정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거둔 차익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높인 부분도 물음표가 붙는다. 정부안은 벤처기업 스톡옵션 비과세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 교수는 "이러한 세제혜택이 정당화되려면 혜택의 부여가 다수의 벤처기업이 성공적인 기업으로 커나가고 그에 따라 더 많은 부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는데에 기여하는 결과가 현실에서 확인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그러한 작동의 결과가 실제로 확인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세법개정은 충분한 이론적 근거 없이, 별다른 현실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조세원칙’만을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부터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모든 손익을 통산해 20%, 3억원 초과분은 25% 세율 적용)하는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이를 예정대로 시행할지, 일정 기간 유예(2년)할지 문제도 논란거리다. 그간 줄곧 금투세 강행을 고수하던 민주당은 조건부 찬성으로 선회했다. 증권거래세 인하와 상향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 철회를 조건으로 내건 상태다. 윤 교수는 금투세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는 "수익이 많이 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어느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투자대상을 바꾸거나 갈아탈 수 있다"며 “따라서 이들 중 어느 것에서 발생하는 수익에는 과세를 하고, 또 다른 것에는 과세를 하지 않느 결과는 조세원칙에 비추어 기본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충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시점과 방법을 찾아야 할 당위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양도세 이월과세 제도를 손질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현행 세법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으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을 단기간 내 양도함으로써 세 부담을 줄이려는 조세회피 행위를 막기 위해 이월과세 규정을 두고 있다. 이월과세 기한 내에 매각이 이루어지면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취득가액을 증여자의 취득가액으로 보는 식이다. 현재는 이 기한이 5년 이내인데, 이를 10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윤 교수는 "이것을 세제개편안에서는 합리화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이유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면서 "세부담을 줄이는 계획을 세울 때 5년이라는 기간도 짧지 않는데, 이를 10년으로 더 늘린 이유가 무엇일까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8년이나 9년이 지난 다음에 제3자에게 그 재산을 양도할 경우 양도세 부담이 상당히 커질 우려가 있고 이 때문에 양도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며 "이 결과가 과연 타당한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부과·징수 납부자(고지납부)도 경정청구(법정납부기한으로부터 5년)를 허용한 부분에 대해선 "두 가지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현재는 고지된 세금에 대해 90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만 불복절차(이의신청 등)를 밟을 수 있다. 윤 교수가 언급한 두 가지 의문은 ①신고납세의 가능성을 굳이 계속 열어둘 필요가 있을까 ②부과처분에 대한 불복을 꼭 90일 이내에 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는 "국가는 신고기한 종료 후 5년 동안 추가로 과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데, 납세자만 90일 이내에 불복하지 않으면 설사 위법한 과세라 하더라도 더 이상은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없다는 결과가 과연 온당한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전반적인 세법개정안의 내용이 누구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거나 하는 식으로 그 성격을 쉽게만 규정할 것이 아니라, 그 구체적인 내용과 영향을 일일이 분석해서 그것이 조세원칙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모든 세법 문제는 정치적"이라며 "지금처럼 정치적인 진영 대결이 극심해 논리 싸움이나 타협이 쉽지 않은 때에는, 세법 문제는 조세원칙과 이론적 정당화의 가능성에 따라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yubyoup@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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